음란 미용실
시나브로 | 총2화
  장르: 성인 19
음란한 손길과 시선의 미용실 그녀...

음란 미용실 [상]

 



 





"후드득! 후드득!" 

하늘에서 장대가 내리꽂히듯 어린애 새끼손가락 굵기만 한 빗줄기가 창문을 사정없이 때리고 있었다. 

잠귀가 그다지 밝지 못한 나를 깨울 정도면 엄청 많은 비가 쏟아지고 있는 게 분명했다.  

어젯밤 과음 탓인지 몰매를 맞은 것처럼 온 삭신이 찌뿌드드한 것은 그렇다 치더라도 머릿속까지 흔들리는 지경이라 여간 곤욕스러운 게 아니었다. 

'젠장!'

잠이란 놈은 이미 달아났으니 침대 위에서 이리저리 뒹군다는 것도 그렇고 해서 억지로 침대에서 빠져나온 나는 담배를 피워 물고 창가로 다가가 커튼을 열어젖혔다. 

창밖은 장맛비답지 않은 폭우가 기세 좋게 내리퍼붓고 있었다. 

오전 10시도 되지 않았는데 하늘은 까만 먹물을 잔뜩 풀어놓은 듯 온통 새까맣게 덧칠이 되어 있었다. 

문득 별로 중요하지도 않는 잡스런 생각이 벅적지근한 머릿속을 끈질기게 물고 늘어졌다. 

'젠장, 이런 날에는 어떻게 시간을 죽이지?' 

토요일이지만 주 5일 근무라 출근 따윈 아예 신경 쓸 필요도 없었지만 그렇다고 딱히 약속이 있는 것도 아니라 온종일 원룸에만 틀어박혀 있자니 무료할 것만 같아서였다. 

그 별 볼일 없고 쓰잘데기 없는 고민이 해결된 건 담배 한 개비를 거의 다 태우고 나서였다. 

부랴부랴 샌드위치 2개와 계란프라이 2개 그리고 우유 한 잔으로 아침을 간단히 해결한 다음 팬티와 러닝셔츠를 벗어 세탁기에 집어넣고 헐렁한 반바지와 반팔 남방을 걸친 나는 신발장을 열어 샌들을 꺼내 신고는 3단 우산을 들고 밖으로 나왔다. 

굵디굵은 장대비는 아예 작정이라도 한 듯 여전히 그 기세를 누그러트리지 않고 있었다. 

내가 생각한 <시간 죽이기>는 먼저 이발을 하고 목욕탕에 가서 30분 반신욕을 한 다음 한증탕에 들어가서 땀을 빼는 것이었다. 

그런데 문제는 이발을 어디서 할 것인가를 놓고 잠깐 망설였다. 

그도 그럴 것이 여태껏 목욕탕 안에 있는 이발소에 머리를 맡겼지만 내 두상頭狀에 문제가 있는 건지 주인의 조발調髮 기술이 수준 이하인지 할 때마다 이만저만 불만이 아니었기 때문이었다. 

바로 그때였다. 

10미터 전방 좌측에 영업 중임을 알리는 여자 머리 모양의 미용실 회전 간판이 내 두 눈을 찌르듯 클로즈 업 되었다. 

문득 오늘만큼은 시험 삼아 머리를 여자 미용사 손에 맡겨야겠다는 생각을 한 나는 걸음을 빨리하여 닫혀있는 미용실 문을 열고 안으로 성큼 들어섰다. 

"어서 오세요!" 

가죽 소파에 앉아 잡지를 보고 있던 30대 초반의, 그다지 빼어난 미모는 아니지만 그런대로 귀염성이 묻어나고 참신한 세련미가 느껴지는 인상의 여자가 벌떡 일어나며 반갑게 인사를 했다. 

"머리 좀 할까 하는데 …." 

미용실은 머리털 나고 처음이라 좀은 당황스럽기도 해서 거두절미去頭截尾하고 그녀의 시선을 피하듯 말끝을 얼버무렸다.  

"아, 네. 여기 앉으세요." 

그녀가 의자를 손으로 가리키며 살갑다고 해야 정확한 표현일 것 같은 해맑은 미소를 입가로 흘렀다. 

그런데 아무래도 의자에 앉는 내 동작이 어딘지 모르게 어색하다 못해 엉성하기 짝이 없었다. 미용실이라는 이질적인 분위기 때문이 아닐까 싶었다. 

내 등 뒤에 꼿꼿하게 서 있는 그녀의 참한(?) 모습이 거울 안에 한 폭의 그림처럼 박혀 있었다. 

손톱에 칠한 핑크색 매니큐어가 불빛에 반사되어 내 눈을 찔러왔다. 

마치 내 심장을 도려내는 듯한 찌릿한 그 무엇처럼! 

그렇게 그녀와 나는 단 둘뿐인 공간에서 비록 거울을 통해서이지만 은근슬쩍 묘한 눈빛을 교환하고 있었다. 

그것만으로도 나는 야릇한 설렘 같은 감정에 사로잡혀 있었다.  

'이런 기분의 정체는 뭐지?'

어느새 나는 나 자신조차도 이해할 수 없고 가늠할 수 없는 사내로서의 욕정(?)의 선상에서 한껏 방황을 하고 있었다. 

어쩌면 그녀의 살가우면서도 왠지 모르게 우울해 보이는 고혹적인 눈매 때문인지도 모를 일이었다. 

"손님, 이 근처에 사시는 모양이죠?" 

그녀가 내 남방셔츠 단추 2개를 풀고 깃을 안으로 접으며 처음으로 말문을 열었다. 

예의 그 감칠맛 나는 미소를 입가에 두른 채. 

"아, 네." 

나는 벌어진 남방 안으로 시선을 주고 있는 그녀를 염탐하듯 관찰하며 약간 기어들어가는 목소리로 말했다. 

"손님, 헬스 다니시는가 봐요?"

"… 네?"

"손님 가슴 근육이 탄탄한 것 같아서요." 

순간 나는 귀에 낯선 환청을 듣고 있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을 문득 했다. 

아니, 뜬금없이 낯선 남자의 가슴 근육 운운하는 그녀의 저의가 의아스럽기까지 했다. 

"아. 네. 없는 것보다는 있는 게 나을 것 같아서요." 

"손님은 자기 관리가 철저한 성격인가 봐요." 

그녀는 엉뚱하게도 계속 나를 주제로 삼고 있었다. 

당연히 있어야 하고 진즉에 물어봐야 하는 어떤 스타일로 해드릴까요? 하는 사무적인 말 따위는 아예 관심이 없다는 듯. 

"후후, 좋게 봐주시니 여길 잘 온 것 같네요."  

그때 나는 탐스러울 정도로 봉긋 융기를 이루고 있는 가슴을 거울을 통해 감상하고 있었다.

"손님 첫인상이 깔끔하게 보여서 그럴 것이라는 생각을 한 거뿐이에요. 그럼 잠깐만 기다려주세요. 옷 좀 갈아입고 올 게요." 

내 목에 노란 타월을 두르고 뒤로 물러선 그녀가 곧장 들어간 곳은 홀에 딸려 있는 작은 방이었다. 

그때 나는 무심결에 거울을 통해 그 방안을 볼 수 있었는데 그리 넓지는 않지만 여자 혼자 생활하는 데는 불편함이 없을 정도로 아담하게 꾸며져 있었다. 

맞은편 벽 쪽에 싱글 침대가 붙어있었고 그 옆으로 타원형 거울이 달린 화장대와 하얀 옷장이 보였다.

"죄송해요, 손님."  

채 5분도 되지 않아 홀로 다시 나온 그녀는 간호사처럼 하얀 가운을 입고 있었다. 

그 모습을 본 순간, 병원에 온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그런데 첫인상이 좋았던 탓이었는지는 몰라도 가운을 입은 그녀의 모습이 무척 매력적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 가운이 잘 어울리는데요." 

결코 아무 생각 없이 그냥 건성으로 내뱉은 빈말이 아니었다. 

그 정도로 그녀의 모습은 사내라면 첫눈에 혹할 정도로 섹시하다 못해 선정적인 분위기를 은근히 풍기고 있었다. 

그런데 그 말을 대뜸 받아치는 그녀의 한 마디가 왠지 모르게 묘한 뉘앙스를 풍기고 있었다. 

"손님, 남자들은 간호사 유니폼을 입은 여자를 보면 야한 상상을 한다던데 손님도 그런 경향이 있으신 모양이네요." 

"… 네?" 

'뭐야, 야한 상상이라니? 이거 혹시…?'

문득 나로 하여금 그런 상상을 유도하기 위해 가운으로 갈아입은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불현듯 뇌리를 스쳤다. 

"어머, 손님, 제가 무례를 한 것 같군요. 죄송해요, 손님." 

사과를 하는 그녀의 얼굴은 붉게 상기되어 있었다.

"아닙니다. 남자들 속성이야 다 그렇고 그런 거 아닐까요? 유니폼을 입은 여자를 성적 대상으로 업그레이드 시켜놓고 한번쯤은 묘한 상상에 젖어보는 속성 말입니다. 이거 원! 내가 지금 무슨 말을 하고 있는 건지 …." 

그녀의 표정을 살피며 말꼬리를 잽싸게 잘라버렸지만 어쩌면 그녀의 반응을 보기 위한 계산 하에서 의도적으로 튀어나온, 그러니까 밑져야 본전이라는 엉큼함이 깔려 있는 그런 성질의 말장난이었는지도 모를 일이었다. 

아니나 다를까. 

날렵하다 할 정도로 재빠르게 받아치는 그녀의 말은 가히 이 무슨 마늘 하늘에 날벼락인가 싶을 만큼 파격적이었다. 

"손님, 외람되지만 저도 손님이 생각하는 그런 묘한 상상의 여자 축에 들 수 있을지 진단해 주시겠어요?"

"… 네?" 

'뭐야, 지금 무슨 말을 들은 거야?' 

순간 내 머릿속은 둔기에 얻어맞은 듯 심하게 엉킨 실타래처럼 뒤죽박죽 갈피를 잡을 수가 없었다. 

바로 그때였다. 

원피스 스타일의 가운 맨 위 단추와 아래 단추를 풀어헤치며 내 등 뒤로 바짝 다가선 그녀가 두 손으로 내 머리칼을 잡고 쓰다듬으며 나지막이 속삭였다.

"손님 머릿결이 참 부드럽네요." 

그런데 문제는 내 머리카락이 아니라 거울 안에 비친 깊게 파인 가슴 라인을 돋보이게 하는 우윳빛 살결의 가슴 계곡이었다. 

"아, 아무려면 거울 안에 비친 아가씨 가슴보다는 부드러울 수는 없죠." 

'젠장, 지금 내가 무슨 말을 한 거야!'

그랬다. 왜 그 따위 망발妄發이 불쑥 튀어나왔는지 나 자신조차도 모를 미스터리였다. 

하지만 분명한 건 그녀의 작위적인 도발에 나도 모르게 서서히 동화되고 있다는 것만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었다.  

"어머, 그 말씀이 여자를 얼마나 감상에 젖게 만드는지 아세요?" 

어느 틈에 그녀는 목에 둘렀던 타월 밑으로 손을 밀어 넣어 내 목덜미를 은근슬쩍 어루만지고 있었다. 마치 지압을 하듯. 

"후후, 이렇게 비가 억수로 퍼붓는 날엔 남자도 쉽게 감상感想에 젖는 법이죠." 

그때 나는 거울 속에 갇혀있는 그녀의 상기된 표정과 가슴 라인을 관찰하듯 훑고 있었다. 

"감상은 때로는 사람의 감정을 느슨하게 풀어지게 하죠. 본의 아니게 생각지도 않은 분위기에 젖어 일탈逸脫하고 싶은 …."

"방금 일탈이라고 하셨나요?"

"왜요? 이상하게 들렸나보군요?" 

"글쎄요." 

"제 손길 어때요?"

그때 그녀는 열 손가락으로 뭉쳐 있는 목 근육을 풀어주고 있었다.  

"왠지 감미롭게 느껴지는군요."   

그러자 그녀가 대뜸 말꼬리를 물고 늘어졌다.  

"손님, 감미롭다는 표현은 그만큼 호의적으로 대할 수 있다는 의미가 아닐까 싶네요." 

"그 말은 서로가 호감을 가질 수도 있다는 뜻도 되죠." 

이번에는 내가 말꼬리를 물고 늘어졌다. 

"남녀 사이에 좋은 감정은 서로를 좀 더 의미심장하게 어필할 수 있는 바탕이 아닐까 싶네요." 

"그 바탕은 일면식一面識도 없는 서로를 좀 더 자세히 알고 싶은 충동을 부추기는 촉매제 역할을 하기도 하죠." 

"어떤 종류의 충동을 말하는 건가요, 손님?"

그때 그녀는 손가락으로 내 귓불을 매만지고 있었는데 온몸 구석구석 짜릿한 전율이 흐르는 듯했다. 

"성적 충동이라면 외람된 표현일까요?" 

그만 나는 부지불식간不知不識間에 감히 성적性的이라는 단어를 내뱉고 말았다.  

"성적 충동이라면 육체적 교감을 의미하는 건가요?" 

그녀는 지그시 깨물고 있던 아랫입술을 풀며 담담한 얼굴로 되물었다.

"이상하게 들렸다면 사과부터 해야겠군요."

"아닙니다. 사과 따윈 필요 없다고 봐요."

"왜죠?"

"서로가 성적으로 끌렸다면 그건 한 번은 반드시 거쳐야 하는 통과의례와도 같은 것이니까요."   

"그 말은 지금 당장 … 육체적 교감이 가능하다는 뜻인가요?"

"손님이 거부하지 않는다면 가능하다고 생각해요." 

"후후, 파격적이군요."

순간 나는 세상은 참 요지경이라는 말을 실감하지 않을 수 없었다. 

남녀 간에 서로 좋아하거나 사랑하는 감정 따윈 없어도 즉흥적으로 가능한 것이 섹스라는 사실을.    

"용납한다는 뜻인가요?"

"남자인 나로서는 거부니 거절이니 하는 명분 따윈 없는 게 아닐까요?"

"하긴, 열 여자 마다하지 않는 게 남자의 속된 습성이니까요." 

"그럼 그 습성을 발휘할 수 있는 순서가 필요할 것 같은데 …." 

"당연히 그래야죠."

그때 그녀는 대담하게도 두 손으로 내 가슴팍을 마사지 하듯 어루만지고 있었다.

"손 감촉이 무척 보드랍군요." 

"전 단단한 가슴 근육 감촉이 너무 좋은 걸요." 

그때 그녀는 단단한 가슴 감촉을 즐기기라도 하듯 두 눈을 지그시 감고 있었다. 파르르 떨리는 긴 속눈썹조차 매력적으로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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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 분위기는 이상야릇한 경지를 넘어 당장이라도 무슨 일이 벌어질 것만 같은 팽팽한 긴장감을 연출해 내고 있었다. 

문제는 누가 먼저 미친 척 적극적으로 대시를 하느냐가 관건이었다.  

"아가씨, 불쑥 손님이라도 오면 표정관리가 문제가 되지 않을까 싶군요." 

그녀가 미용실 출입문을 안에서 잠그지 않는 한 신경이 쓰일 수밖에 없는 나로서는 그 말을 하지 않을 수 없었다.    

그러자 그녀는 쓸데없는 군걱정 따윈 할 필요가 없다는 투로 말했다. 

"아무도 오지 않을 거예요. 오늘처럼 폭우가 내리는 날에는 손님이 거의 없으니까요." 

"그렇군요."

"하지만 손님이 정 거북하시다면 …." 

말끝을 흐리며 가슴에서 손을 뗀 그녀가 출입문 쪽으로 몸을 틀었다. 

"아, 아닙니다. 아가씨 말대로 손님이 안 온다면 굳이 그럴 필요가 없을 것 같군요." 

"아니에요. 생각해 보니 손님 말이 맞는 거 같아요." 

말 끝나기 무섭게 출입문 쪽으로 몸을 던지다시피 한 그녀는 밖으로 나가 셔터를 내린 다음 다시 안으로 들어와 문고리를 걸어 잠겼다.

"손님, 이제 안심이 되나요?" 

성큼 내 옆으로 다가선 그녀는 예의 입가로 해맑은 미소를 흘리며 물었다.

"후후, 분위기가 에로틱하군요." 

나는 밀폐된 공간에 그녀와 단 둘이 있다는 현장감만으로도 적잖은 흥분을 느꼈다.

"그럼 에로틱한 분위기에 어울리는 과정을 밞는 게 순서일 것 같군요." 

어느새 그녀의 눈가에는 그녀만의 색정적 기운이 안개비처럼 축축하게 드리워져 있었다.  

"그래요. 왠지 기대가 되는군요."

이렇듯 이성異性에 대한 성적 호기심은 남녀 공히 자신도 모르게 단순한 감정으로 뭔가에 집착하고 싶은 경향이 강한 동물인지도 모른다. 

"그럼 먼저 제 손길을 즐기는 게 순서일 것 같네요."

그 말을 시작으로 대담하다고 해야 할지 과감하다고 해야 할지 감히 내 판단으로는 영원히 풀리지 않을 미스터리로 족한 그녀의 도발적 유혹이 마침내 빛을 발하기 시작했다. 

마치 유혹의 덫에 걸린 낯선 남자를 어떻게 요리할 것인가를 처음부터 계산에 넣고 있었다는 듯이. 

"제 손길은 언제쯤 필요할까요?" 

목에 둘러져 있는 타월을 걷어내고 봉긋 솟아오른 탐스런 가슴을 내 뒤통수에 바짝 들이댄 상태에서 두 손을 미끄러트리듯 내 가슴팍으로 밀어 넣어 원을 그리듯 쓰다듬는 그녀에게 그렇게 물었다. 

"나중에 기회를 드릴 테니 지금은 그냥 이대로 즐기기만 하세요." 

거울 안에 한 폭의 그림처럼 박혀 있는 그녀의 얼굴은 아까보다 더 붉게 상기되어 있었는데 남자인 나로 하여금 끝 간 데 없는 욕정을 느끼게 할 만큼 고혹적蠱惑)的이었다. 

어느새 내 젖꼭지는 그녀의 손가락에 이리저리 휘둘리고 있었다. 

"느낌이 좋은 데요!" 

"어떤 느낌인 데요?"

"짜릿하면서도 찌릿한 게 …." 

그래서일까. 

젖꼭지에서 꿈틀거린 짜릿한 전율이 사타구니 쪽으로 급속도로 뻗치는가 싶더니 급기야는 언제부터인가 내 의지와는 상관없이 기지개를 켜고 있던 아랫도리 자존심을 더더욱 불끈 달아오르게 했다. 

"남자 젖꼭지도 여자 젖꼭지 못지않은 성감대라잖아요. 아, 정말 손님 가슴 근육은 너무 멋져요. 이 탄탄함이 너무 좋아요!" 

그녀는 내 귓불에 뜨거운 입김을 불어넣으며 속삭이듯 나지막이 중얼거렸다.

나는 좋다는 감정이 어쩌면 원초적 욕정과 비슷할 거라는 생각을 하면서도 뒤통수에 마찰을 가하는 젖가슴 감촉이 여간 예사롭지 않다는 걸 느꼈다.  

"아가씨, 혹시 노브라 아닌가요?" 

"어머, 어떻게 아셨어요?"

그녀가 화들짝 놀라며 거울 속 나를 살가운 눈빛으로 응시했다.

"노브라가 취향인 모양이죠?"

"취향은 아니지만 여름엔 가급적이면 안 하는 쪽이에요."  

그때 그녀는 손가락 사이에 젖꼭지를 끼운 채 한 손은 시계방향으로 다른 한 손은 시계 반대방향으로 마사지 하듯 문지르고 있었다.

"그럼 혹시 아래쪽도 마찬가진가요?"

"호호, 그건 나중에 손님이 직접 확인하는 게 좋은 것 같네요."

"후후!"

"그 웃음의 의미는 뭐죠?"

"가운 안에 아무 것도 걸치지 않은 것 같아서요."

"어머, 손님 눈썰미가 대단하네요! 그래요. 전 지금 가운 하나만 걸치고 있어요." 

"그럼 가운만 벗기면 아가씨 알몸을 볼 수 있겠군요?"

"그야 당연한 거 아닌가요?"   

나는 하얀 가운 안에 실오라기 한 올 걸치지 않은 완벽한 알몸이 숨죽이고 있다는 사실감에 묵직하면서도 뻐근한 기운이 잔뜩 몰려 있는 하반신을 한번 들썩거렸다. 

"호호, 어디가 많이 불편한 모양이죠?"  

"그, 그야 당연한 거 아닌가요?" 

"솔직하군요."  

"근데 아가씨, 설마 그림의 떡은 아니겠죠?" 

그때 그녀는 길게 빼문 붉은 혀를 날름거리며 내 귓불을 가볍게 핥고 있었다.  

"그럴 리는 없을 테니까 걱정 마세요." 

"아가씨, 내 옆으로 오세요." 

"왜요?" 

"아무래도 가운 단추를 풀어야 될 것 같아서요."

"손님이 정 그러시겠다면 저야 마다할 이유가 없는 셈이죠."

하고는 성큼 내 옆으로 바싹 다가섰다. 

"그럼 잠깐 실례하겠습니다." 

말 끝나기 무섭게 그녀 쪽으로 몸을 튼 나는 입 안에 고여 있는 침을 억지로 삼키며 갈수록 야릇해지는 분위기에 취한 듯 상기된 얼굴로 눈을 감은 채 서 있는 그녀를 힐끗 쳐다보고는 숨을 내쉴 때마다 보일 듯 말 듯 오르락내리락 하는 탐스런 젖가슴을 상상하며 발발 떨리는 손가락으로 가운 단추를 하나씩 풀어나갔다. 


[]

2015-05-26 by 썰맨M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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